저녁 식사를 하고 식구들과 공원에 산책 삼아 운동을 가기로 했습니다.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주변도 둘러보면서 말이죠.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는 굳이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합니다. 헤드라이트도 없는 자전거를 타겠다고 고집을 합니다.

어두운데다 길도 눈에 익지 않았으니 다음에 타라고 만류를 해 보았지만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공원에 도착하여 출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자전거 길과 보도로 나누어 갔습니다. 아내와 저는 산책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아내는 지난 번에 이야기를 했던 얘들 상해보험을 오전에 해지했다고 했습니다. 10년 이상 아무런 혜택을 보지 못했고, 만기 환급이 낮아서 몇 달 전에 해지하자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날에야 했습니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남자는 얘가 자전거 사고로 얼굴을 다쳐서 피를 많이 흘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구급차를 부르고 있으니 빨리 오라는 말을 하며 아들을 연결해 주었습니다. 아들은 공원의 어두운 지역에서 커브 길을 모르고 그대로 숲으로 넘어졌고 눈 아랫부분이 많이 찢어졌다고 했습니다.

빠르게 걸으며 통화를 하다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자전거 타는 것을 왜 강하게 말리지 않았지’
‘그런데 꼭 오늘 보험을 해지한 건 뭐지’
‘이사를 하자마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이사를 잘못한 것인가?’
‘겹쳐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불행한 일의 전조인가?’
‘하는 일도 잘못되는 것 아닌가?’
‘그럼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다는 말인가?’

달려가는 짧은 시간 동안 마른 입으로 걱정을 토했습니다. 앞쪽에 구급차의 불빛이 보였습니다. 둘러선 사람 사이로 들어가 다친 아들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코뼈가 부서지고 눈 아래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로 찢어졌습니다. 응급실에서 상처 봉합을 하고 다음날 코 수술 후 1주일 정도 입원하기로 했습니다.

수술 후 입원실에 보낸 뒤 우울한 감정을 덮어쓰고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우울하면서 불안했습니다. 난 우리 가족에 책임적 역할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책상에 종이와 펜을 얹어두고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제대로 된 것인지, 모든 것이 인과를 가진 연결된 사건인지 그리고 그것으로 앞날을 예견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스스로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먼저 사건과 관련되어 걱정해야 되는 부분과 무작위로 연결된 파생 걱정을 나눠봤습니다.

현실적인 걱정은 다친 아들의 건강 문제와 병원에 입원했으니 그에 따른 경제적 지출 문제였습니다. 아들의 건강은 입원 기간에 회복이 될 것이고 이후 상처를 잘 관리하면 흉터를 없애거나 줄일 수 있을 것이니 해결점이 있는 것 입니다. 경제적으로는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 같고 보험 해지 금액이 있으니 심적회계에서도 수지를 맞출 수 있으니 문제가 없습니다.

걱정이 해소된 것 같지만 남을 것이 있었습니다. ‘만약’이라는 유혹적인 굴레가 있더군요. 만약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했다면, 만약 보험을 해지하지 않았다면….. ‘만약’이라는 말은 쉽게 말하지만 시간을 꺼꾸로 돌리거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불가능한 일이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죠.

그리고 아들이 다친 사고와 보험 해지 그리고 이사는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지만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개별적인 일입니다. 우연히 일어난 일을 억지처럼 연결해서 생각했던 것이죠.

그 사건이 있은 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아들은 얼굴에 상처가 남아 있지만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나와 비슷한 우울함이 있던 아내도 아들 퇴원과 함께 우울함을 보냈습니다. 걱정을 하면서 아들에게 뛰어가던 저도 당시 책상에서 일어나면서 떨쳐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특히, 직장을 떠나 내 일을 하겠다고 시작하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간혹 어려운 일이 생기면 생각보다 유약하고 두려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죠. 이럴 때 자전거 사고와 같은 불안한 생각의 흐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내가 선택한 무엇인가 잘못되었어”, “내 잘못으로 내 가족이 힘들게 될 꺼야”, “나와 내 가족은 구렁텅이에 빠졌어”

병원에서 의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눈 밑에 상처도 크고 코도 많이 다쳤는데 다행히 눈은 아무 이상이 없네요. 다행입니다.” 저는 속으로 ‘정말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위로가 되었죠.

“내 생각은 내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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